[연말 기획- 정치①] 뉴욕의 새 얼굴, 조란 맘다니…세대교체를 이끈 이민 2세 정치인의 등장

기획 연재: ‘뉴욕판 사회정책의 대전환’ ①

2025년 11월, 뉴욕은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었다. 34세의 젊은 정치인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가 뉴욕시 제111대 시장으로 당선되며, 미국 최대 도시에서 전례 없는 정체성 변화와 세대교체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우간다 출생의 남아시아계 무슬림 이민자라는 그의 배경은 뉴욕의 다양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정치 지도층에서도 대표성이 확대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출처: 조란 맘다니 선거 홈페이지]

맘다니는 뉴욕 퀸즈에서 성장한 뒤 콜럼비아 대학교를 졸업하고, 이후 사회활동가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는 2021년 뉴욕주 하원의원으로 선출되며 정치권에 입문했고, 주택·교통·복지 정책에 주력하는 진보 성향의 정치인으로 빠르게 이름을 알렸다. 특히 임대료 안정화와 공공주택 확대, 대중교통 요금 인하 등 도시 거주민들의 생활비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강하게 주장해왔다.

2025년 뉴욕 시장 선거는 ‘변화’가 핵심 키워드였다.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그는 뉴욕 정치의 대표적 거물인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를 제압하며 첫 번째 파란을 일으켰다. 예비경선 승리는 “젊은 세대의 조직적 정치 참여와 진보 성향 유권자의 확대”라는 새로운 흐름을 보여주는 분수령으로 평가되었다. 이후 본선에서도 맘다니는 약 50.4%의 득표율로 승리해, 독립후보로 출마한 쿠오모와 공화당 후보 커티스 슬리와를 제치고 뉴욕 시장으로 당선됐다.

선거 기간 동안 맘다니가 강조한 메시지는 명확했다. “뉴욕의 높은 생활비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 남겨둘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생활비 속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중교통 요금 완화, 공영 식료품점 도입, 임대료 동결 등 지속 가능한 복지 확대 정책을 제시했다.

맘다니의 당선은 미국 정치사에서도 중요한 순간으로 기록됐다. 그는 뉴욕 역사상 첫 무슬림 시장이자 남아시아계 시장이다. 또한 미국 대도시 중 가장 젊은 지도자 중 한 명으로, ‘정치의 세대교체’라는 흐름을 상징한다. 그의 당선 직후 전국 주요 언론은 “뉴욕에서 새로운 정치적 실험이 시작됐다”며 주목했고, 뉴욕 시민들도 도시 운영의 새로운 방향을 체감하기 시작했다.

[출처: 조란 맘다니 선거 홈페이지]

당선 이후 맘다니는 곧바로 핵심 인선을 발표하며 시정 개혁의 기초 작업에 나섰다. 그는 생활비 부담 완화 정책 실현을 위해 경제·예산·주택 분야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렸고, 대중교통 개혁과 공공안전 개선을 위한 새로운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그는 “지속 가능한 재정 운영과 복지 확대는 양립할 수 있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며, 기업과의 협력 역시 배제하지 않는 실용적 접근도 병행하고 있다.

시정 초기 평가에서 맘다니는 “실험적이지만 필요했던 변화의 상징”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의 전임 시장들이 이민자 유입, 주거비 위기, 공공안전 논란 등 복합적 위기에 직면하면서도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어왔기에, 맘다니의 정책적 전환은 적지 않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의 정책은 강한 논쟁을 낳고 있다. 일부 보수 진영과 기업계는 과세 강화와 복지 확대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고 지적하며, 뉴욕의 재정 부담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경찰 개혁에 대한 그의 입장은 일부 유권자에게 불안 요소로 남아 있다. 이러한 논란은 앞으로 뉴욕의 공공안전, 도시경제, 교통 정책 등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보여준다.

[출처: 조란 맘다니 선거 홈페이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등장은 뉴욕 정치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뉴욕은 누구에게나 기회가 열려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가장 잘 보여주는 도시이다. 이 도시에서 이민자 출신 젊은 정치인이 시장으로 당선된 것은, 다양성·포용·정치 참여가 도시의 미래를 어떻게 재편할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맘다니 시장의 임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 그의 행보는 뉴욕이 앞으로 어떤 도시로 변화할지, 그리고 미국 대도시의 사회정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판단할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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