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 최고의 영예인 제78회 토니상(Tony Awards) 시상식이 오는 6월 8일 일요일 저녁, 뉴욕 맨해튼 라디오시티 뮤직홀에서 열린다. 이번 시상식은 CBS와 스트리밍 플랫폼 Paramount+를 통해 생중계되며, 세계 공연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진행은 지난해에 이어 배우 겸 가수 아리아나 데보스(Ariana DeBose)가 맡는다.
2024년 봄부터 2025년 봄까지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된 작품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시상식에서는 뮤지컬과 연극 부문 총 26개 부문에서 수상작이 발표된다. 특히 올해는 한국 창작 뮤지컬 《메이비 해피 엔딩(Maybe Happy Ending)》이 주요 부문에 대거 노미네이트되며 이례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메이비 해피 엔딩》은 한국 뮤지컬 작가 박천휴와 작곡가 윌 애런슨(Will Aronson)이 공동 창작한 작품으로,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낡은 로봇들이 인간처럼 사랑을 배우고 상처를 마주하는 과정을 감성적으로 그려낸다. 이미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이 작품은 브로드웨이 진출 이후에도 비평가들로부터 “가장 섬세한 감정을 테크놀로지와 결합해 풀어낸 아름다운 이야기”(Variety), “전통과 미래를 잇는 새로운 로맨스”(뉴욕타임스)라는 극찬을 받았다.
이번 토니상에서 《메이비 해피 엔딩》은 최우수 뮤지컬상, 작곡상, 극본상, 조명디자인상, 무대디자인상 등 9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현지 공연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특히 작곡상과 조명디자인상 부문에서의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으며, 작품성과 연출력, 감성의 균형이 돋보인다는 평가 속에 최우수 뮤지컬상 수상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브로드웨이 리뷰 사이트 BroadwayWorld는 “《메이비 해피 엔딩》이 ‘헬스키친(HELL’S KITCHEN)’이나 ‘일루미나이트(Illinoise)’ 같은 대형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으며, 토니상 무대는 이제 진정한 글로벌 다양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작품의 성과는 단지 수상의 여부를 넘어, 한국 창작 콘텐츠가 브로드웨이에서 예술적·상업적으로 모두 인정받았음을 상징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문화평론가 최양환 교수(드폴 대학교 글로벌 아시안 스터디)는 “《메이비 해피 엔딩》은 한국 공연계의 도약을 보여주는 역사적 순간”이라며 “이번 수상이 현실화될 경우, K-뮤지컬은 K-팝에 이어 또 하나의 글로벌 문화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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