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5일 오후 3시 15분(동부시간),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Tesla)의 주가가 전날 종가인 332.05달러에서 약 15.19% 하락한 281.61달러를 기록하며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장중 저가는 281.17달러까지 내려갔으며, 하루 낙폭만 50달러를 넘겼다. 이러한 하락은 단순한 일시적 조정이 아닌, 최근 일론 머스크 CEO와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간의 갈등, 기관 투자자의 이탈 조짐, 실적 부진 및 미래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번 주 들어 테슬라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머스크와 트럼프 간의 공개적인 정치적 충돌이다. 일론 머스크는 최근 자신의 SNS 계정(X, 구 트위터)을 통해 트럼프의 주요 정책 법안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터무니없는 쓰레기 법안”이라 표현했고, 해당 법안에 찬성한 의원들에게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강도 높은 정치적 발언은 머스크 개인의 의견을 넘어, 테슬라라는 기업의 이미지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 리스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백악관 기자들과의 대화에서 “일론 머스크와는 좋은 관계였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답하며 갈등을 공식화했다. 양측 간의 정치적 관계 악화는 머스크가 과거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 혁신 부서(DOGE)를 이끌었던 전력까지 거론되며, 그 여파가 단순한 SNS 논쟁을 넘어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와 동시에 거래량의 급증도 눈에 띈다. 이날 오후 기준 테슬라 주식의 거래량은 1억 3천만 주를 넘어서며, 평소 평균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는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기관 투자자들까지 매도에 가담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는 대목이다. 특히 지난 5월 30일, 뉴욕타임즈가 보도한 머스크의 약물 복용 및 기행 관련 보도가 나온 이후 투자자들의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테슬라는 5월 한 달간 주요 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45% 이상 감소했으며, 독일, 이탈리아, 중국 등지에서도 비슷한 하락세를 기록했다. 전반적인 자동차 산업이 반등세를 보이는 가운데 테슬라만 역행한 결과로, 브랜드 이미지 약화, 경쟁 심화, 제품 가격 전략 실패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미래 사업과 관련해서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테슬라는 이달 중 오스틴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FSD)의 안정성과 관련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최근 테슬라 자율주행 기능과 관련된 두 건의 사망 사고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머스크는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안전성과 기술적 검증 부족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주가 급락으로 인해 머스크 개인의 자산도 크게 감소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하루 만에 약 172억 달러(한화 약 23조 원)의 자산이 줄어들며 그의 순자산은 3980억 달러로 하락했다. 이는 테슬라 주식과 밀접하게 연동된 머스크의 자산 구조가 시장 불안정성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테슬라는 팬덤 기반의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오랜 지지를 받아온 기업이지만, 이번 사태는 정치, 경영, 실적, 기술 등 다양한 측면에서 복합적인 리스크가 동시에 터져 나오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기관 투자자들의 이탈 움직임이 현실화될 경우, 당분간 테슬라 주가는 지속적인 하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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