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만이 선물일까? 아버지를 위한 진짜 선물의 의미를 다시 묻다”

다가오는 아버지의 날을 맞아 우리는 자연스럽게 선물을 고민한다. 고급 시계, 지갑, 건강 용품, 또는 최신 IT 기기. 하지만 매해 반복되는 이러한 소비 중심의 선물은 과연 아버지에게 진정한 감동을 줄 수 있을까? 이번 기획에서는 ‘물질’을 넘어선 선물, 즉 아버지와의 관계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는 비물질적이고 정서적인 선물의 대안들을 소개한다.

함께하는 시간이 최고의 선물이다

최근 가족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부모 세대가 가장 바라는 것은 자녀와의 의미 있는 시간이라는 점이다. 특히 한국 사회처럼 가족 간의 대화와 시간이 제한된 문화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출처: 뉴욕앤 뉴저지, DB 금지]

하루 동안의 부자(父子) 여행은 기억에 오래 남는 선물 중 하나다. 굳이 먼 곳이 아니어도 좋다. 아버지가 자주 가시던 시장이나, 어릴 적 가족이 함께 놀러 갔던 공원, 혹은 아버지의 고향을 함께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그날은 특별해진다.

또한, 아버지의 취미를 함께 체험하는 시간도 좋은 대안이다. 낚시, 캠핑, 골프, 또는 단순한 산책이라도 좋다. 중요한 것은 물리적인 선물보다 같은 시간을 공유하고, 아버지의 세계에 함께 들어가는 것이다.

감정을 전하는 언어와 기록의 힘

선물은 때때로 말로 담기 어려운 감정을 대신 전달하는 도구다. 하지만 오히려 직접 전하는 진심이 가장 강한 울림을 남긴다. 그 중 대표적인 방법이 손편지다. 짧은 문장, 서툰 글씨라도 자녀가 직접 써 내려간 손편지는 아버지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또 다른 방식으로는 감사 메시지를 담은 영상 편지가 있다. 가족들이 돌아가며 아버지께 하고 싶은 말을 녹화하고, 하나의 영상으로 편집해 상영하는 것. 특히 어린 손주들이 등장하면 감동은 배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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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아버지의 생애를 인터뷰하고 기록해 가족만의 책이나 영상으로 남기는 프로젝트도 추천할 만하다. 이는 단순한 선물 이상의 가치—가족사와 기억의 보존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치유와 쉼: 보이지 않는 피로에 응답하다

가정의 울타리로 살아온 아버지들에게도 치유와 휴식은 필요하다. 많은 아버지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건강이나 정서적 스트레스는 쉽게 드러나지 않지만 축적되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웰니스 데이를 구성해보는 것은 좋은 대안이다. 종합검진을 예약한 후, 근처 스파나 마사지 센터에서 휴식을 제공하는 하루 코스를 선물하는 것이다. 명상, 요가, 조용한 독서 시간 등도 포함시킬 수 있다.

그 외에도 좋은 책 한 권과 고요한 공간에서의 독서, 또는 조용한 음악 감상 시간을 마련해주는 것도 쉼의 선물로 충분하다. 포인트는 아버지를 위한, 오롯한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역할 전환: 아버지를 위한 ‘반전의 날’

항상 주는 입장이었던 아버지를 위해, 이번에는 자녀가 ‘주는 사람’이 되는 날을 만들어보자. 예를 들어, 가족이 돌아가며 아버지께 감사 인사를 전하는 식사 자리는 웃음과 감동이 함께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출처: 뉴욕앤 뉴저지, DB 금지]

또한 자녀가 직접 만든 ‘하루 도우미 쿠폰’을 통해 세차, 장보기, 집안 수리, 아침 식사 준비 등을 대신해 드리는 것도 감동적인 선물이 된다. 아버지의 역할을 자녀가 체험하며 그 무게를 공감하고 존중하는 시간으로 확장될 수 있다.


정리하자면, 가장 큰 선물은 존재를 인정받는 감정이다. 아버지를 향한 존경, 감사, 사랑의 표현은 결코 고가의 물건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 이번 아버지의 날에는 돈보다 마음이, 물건보다 관계가 중심이 되는 선물을 준비해보자. 그것이야말로 가장 인간적인, 진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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