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철도 개혁이 시급하다 (3)
철도의 수익성 개혁은 결국 물류
지금까지 미국의 상징과도 같던 철도가 이제는 연방 정부의 예산 먹는 하마로 전락하는 과정을 다양한 시각으로 알아봤다. 미국에서 공공 교통의 축으로 철도 대신에 항공을 택하면서 자연스럽게 철도 비중이 낮아지고, 철도의 원래 기능인 장거리 여행이 아닌, 중장거리 노선으로 전락하면서 기존의 노선 운영 비용이 가중되게 되었다.
여기에 지난 30년간 노후화를 거치면서 업그레이드되지 못한 철도가 결국에는 코로나 위기를 넘어서지 못하면서 대규모 자본 투입이 아니면 살아남지 못하는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 최근 화석 연료 사용을 감소시키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철도 이용이 다시금 각광받으면서 전세계적으로 철도 산업이 다시한번 관심을 갖게 되었다.
지난번에 미국의 철도를 담당하고 있는 앰트랙이 가지고 있는 고질적인 예산 문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노선이 바로 장거리 노선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기에 일부 장거리 노선은 앰트랙이 일부 철도 운용사의 철도 차량을 임대해 운행 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면서 이들의 수익을 보장해 줘야 하는 아이러니까지 떠안게 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앰트랙 내부 문제 가운데 정부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었지만, 방치해 두었던 부분을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사실 앰트랙이 1970년 지금의 공공 부분을 담당하는 철도 사업부분으로 구조조정 되면서 일부 수익 보전을 위해서 연방법으로 장거리 노선의 물류 이동의 경우 앰트랙이 우선권을 갖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연방 법무부는 해당법안의 강제성을 1979년 이후 부터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않으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바로 물자 운송의 우선권이 없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철도 차량 운영에도 문제가 생기고 이들의 운영 방식에도 물류 중심의 철도 운영자들과의 마찰이 빚어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금 앰트랙이 겪고 있는 최악의 연착은 바로 여기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장거리 노선이 앰트랙의 가장 최악의 노선이라고 할 수 있으나, 우편과 같이 공공 복지의 개념에서 일부 노선은 여전히 거의 유일한 공공 교통을 담당하고 있어 앰트랙 노선을 수익성으로만 판단할 수는 없는 일이다. 실제로 연방 정부 예산안에서 일부 의원들은 앰트랙 정상화를 목표로 이들 비수익 노선에 대한 과감한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의 철도 운영은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비록 지금은 수익 노선으로 남아 있는 노선들 역시 노후화와 철도 현대화를 거칠 때 마다 대규모 자본 투자 없이는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구조라는 점을 들어 좀더 미래적인 차원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가장 먼저 대표적인 경쟁자라 할 수 있는 비행기와의 조정이 필요하다. 장거리 노선의 경우 비행기와의 경쟁력을 재고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물론 일론머스크가 고안하고 있는 하이퍼 루프의 경우 대규모 개발비가 소요되고, 동시에 이용객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와 함께 최근 버진사의 철도 사업 진출은 관심을 가질만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
버진 트레인은 영국을 기점으로 런던과 인근 중소도시를 연결하는 철도 사업에 뛰어든 상황이다. 미국 역시 버진USA를 통해 동부 지역 철도 사업에 관심을 가졌으나 현재는 코로나 이후 철수한 상황이다. 그러나 당시 버진 USA는 노스 이스트 코도어 노선과 함께 마이애미까지 시간당 125마일 이상 달릴 수 있는 고속철을 연결하겠다는 사업 전략을 선보인 바 있다.
결국 이들의 사업전략은 비행기로는 짧지만, 철도로 가기에는 시간이 걸렸던 노선의 빈틈을 파고 들겠다는 전략이다. 일반적으로 철도는 도시의 중심부에 들어서 있지만, 공항은 도시의 외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도시에 도착했더라도 다시 중심부로 가기 위한 추가 교통 수단 이용이 불가피한 점이 있다. 예를 들어 뉴욕에서 워싱턴 DC는 차로 4시간 정도, 비행기로 1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지만, 공항에서 다시 워싱턴 도심 내부까지 이동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한시간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간가지 더한다면 평균 세시간이 소요된다. 결국 철도로 2시간 안에 주파할 수 있다면 그 어떤 노선보다 빠른 교통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철도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안정적인 물류 이동을 원활하게 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장기 노선의 상당수를 물류 이동에 사용할 수 있다면 더 적극적인 수익을 마련할 수 있다.
철도의 미래는 결국 환경과 에너지, 그리고 가장 안전한 운송 수단으로 남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저작권자 (c) 뉴욕앤뉴저지,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등록된 코멘트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