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와 건축이 살아 숨 쉬는 공간
뉴저지 뉴어크(Newark)에 위치한 펜 스테이션(Penn Station)은 단순한 기차역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1935년 개장 이후 90년에 가까운 세월을 거치며 이곳은 뉴욕 대도시권과 동북부를 연결하는 교통 허브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그 중심에는 단순한 효율성과 편의성만 있는 것이 아니다. 뉴어크 펜 스테이션은 아트 데코와 신고전주의 건축 양식이 어우러진 상징적인 건축물로서, 뉴저지 대중교통의 심장이자 뉴어커(Newarker)들의 일상 속 거점이기도 하다.

역사는 맥킴, 미드 & 화이트(McKim, Mead & White)라는 미국 근대건축의 전설적 건축사무소가 설계한 것으로, 당대 뉴욕 펜 스테이션, 보스턴 사우스 스테이션과 함께 미국 동부 대중교통 인프라의 모범으로 꼽힌다. 내부로 들어서면 대리석 바닥과 아치형 천장이 장중하게 펼쳐지고, 천장에는 1930년대 특유의 장식적 세부들이 남아 있어 여행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2007년에는 약 5천만 달러를 투입한 대규모 복원 프로젝트가 이루어졌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현대화 작업이 이어졌다. NJ Transit은 최근 이 역사적인 공간에 약 1억 9천만 달러 규모의 재개발 예산을 책정하고, 역 내부 편의시설 확충과 역사 보존을 병행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철도 이용객의 편의를 위한 차원을 넘어, 뉴어크 자체의 도시적 재생 전략과도 맞물려 진행되고 있다.
다중 교통의 만남, 완벽한 연결의 허브
뉴어크 펜 스테이션은 단순히 기차가 서는 플랫폼을 넘어서 다양한 교통수단이 교차하는 ‘인터모달 허브(intermodal hub)’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곳은 Amtrak의 Northeast Corridor 장거리 열차, 뉴저지 트랜짓(NJ Transit)의 통근 열차, 포트 오소리티 트랜스 허드슨(PATH)의 지하철 노선, 뉴어크 경전철(Light Rail), 그리고 그레이하운드와 같은 고속버스까지 한 공간에서 연결된다.

뉴욕 맨해튼까지의 접근성은 매우 뛰어나다. PATH 열차를 이용하면 세계무역센터(WTC)까지 약 25분이면 도착하며, NJ Transit은 펜실베이니아역(Penn Station New York)까지 20분 이내로 연결된다. 이러한 효율성은 뉴저지에 거주하면서 뉴욕에서 일하거나 통학하는 이들에겐 필수적인 요소다. 특히 월요일 아침이나 금요일 오후처럼 출퇴근 시간대에는 역 안이 붐비는 모습이 일상이다.
뿐만 아니라 뉴어크 공항(Newark Liberty International Airport)과의 접근성도 이 역의 매력 중 하나다. 공항행 NJ Transit 열차를 타면 약 10분 이내에 공항역에 도착할 수 있으며, 경전철을 통해 뉴어크 시내 주요 지점까지도 쉽게 이동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환승 구조가 다소 복잡하다는 점은 초행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PATH와 NJ Transit, Amtrak, Light Rail이 모두 다른 플랫폼과 탑승 방식을 가지기 때문에 충분한 표지판과 안내가 필요하며, 이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 요구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NJ Transit 측은 이와 관련하여 승강장 표시 개선, 실시간 안내 시스템 강화 등의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용자 경험의 명암, 여행객의 평가 속으로
뉴어크 펜 스테이션은 다양한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일부 여행자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비판적 평가도 존재한다. 가장 자주 언급되는 문제는 ‘혼잡함’과 ‘청결 문제’이다. 특히 러시아워 시간대에는 플랫폼이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며, 열차 도착과 출발이 지연될 경우 혼잡은 더욱 가중된다. 한 이용자는 “마치 미로 속에서 길을 잃는 듯한 느낌”이라고 표현했으며, 플랫폼 사이를 오갈 때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많다.
청결 상태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다. 일부 구간은 노후화로 인해 벽면에 물자국이나 곰팡이 흔적이 보이며, 노숙인 문제도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밤늦은 시간대에는 외부 출입구 주변에서 안전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이들이 많고, 이를 이유로 역 이용을 꺼리는 사람도 있다. 실제로 TripAdvisor, Reddit 등에는 야간 이용 시 주의하라는 리뷰가 다수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어크 펜 스테이션은 ‘미관과 편의성’, ‘접근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특히 역사 건물로서의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가 많으며, 실내 조명과 천장의 장식적인 요소는 사진 촬영 명소로도 손색이 없다. Yelp와 Google 리뷰에는 “도시 재생의 희망이 되는 곳”, “뉴어크의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장소”라는 평도 존재한다.
한편, 역사 내부에 위치한 소규모 편의점과 카페는 급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지만, 아직까지 고급스러운 다이닝 옵션이나 휴게 공간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NJ Transit은 향후 리노베이션 과정에서 상업공간 확대 및 실내 조경 공간 조성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도시와 역의 미래, 연결 그 이상의 가치
뉴어크 펜 스테이션이 지닌 진정한 가치는 ‘이동’이라는 물리적 개념을 넘어 도시와 사람, 역사와 미래를 연결하는 상징적 공간이라는 데 있다. 최근 뉴어크 시는 ‘멀버리 커먼즈(Mulberry Commons)’ 프로젝트를 통해 펜 스테이션과 인근 지역인 아이언바운드(Ironbound) 및 뉴어크 프루덴셜 센터까지를 보행자 중심으로 잇는 도시재생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는 단순히 역 인프라 개선을 넘어, 도시 전체를 다시 하나의 커뮤니티로 재편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특히 아이언바운드 지역은 전통적으로 포르투갈, 스페인, 라틴 아메리카 이민자들이 형성한 다문화 지구로, 펜 스테이션과의 접근성이 향상되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역에서 불과 도보 5~10분 거리에 위치한 이 지역은 다채로운 식문화와 문화행사가 가득해 여행객들에게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된다.
또한 펜 스테이션을 중심으로 한 뉴어크의 발전은 뉴저지 전역의 철도 네트워크를 재정비하고, 장기적으로는 기후 친화적 교통 정책과도 연계될 가능성이 크다. 탄소 배출을 줄이고 대중교통 의존도를 높이는 스마트시티 정책이 자리잡으면서, 이러한 중심 역사의 역할은 앞으로도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뉴어크 펜 스테이션은 단지 열차를 타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도시를 읽고 미래를 그리는 데 중요한 좌표로 기능하고 있다. 역사와 현재, 그리고 변화하는 미래가 이곳에서 교차하고 있다는 점에서, 뉴어크 펜 스테이션은 단순한 ‘환승역’이 아니라 ‘도시의 심장’이라 부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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