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의 온기, 뉴욕의 에너지” — 헬스키친의 숨은 만족도 1위, Pio Pio 8

브로드웨이 공연장을 중심으로 북적이는 헬스키친 거리는 늘 다양한 향기가 뒤섞여 있다. 세계 각국의 음식이 경쟁하는 이 장소에서 Pio Pio 8은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사랑받아온 “로컬 페루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스쳐 지나가는 10번가(10th Ave) 한복판, 화려하지 않지만 늘 사람들로 북적이는 이 식당은 뉴욕에서 ‘가성비 좋은 제대로 된 한 끼’를 찾는 이들에게 단골처럼 언급되는 곳이다.

[출처: 뉴욕앤 뉴저지, DB 금지]

페루식 로티세리 치킨(Pollo a la Brasa)으로 유명한 Pio Pio 체인 중에서도 헬스키친 지점인 Pio Pio 8은 접근성, 메뉴 다양성, 편안한 분위기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다. 호텔과 극장이 밀집한 지역 특성상 공연 전후로 들르기 좋은 구조, 비교적 넓은 좌석과 활기찬 음악, 바 형태의 카운터까지 갖춰 다양한 스타일의 손님들을 수용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향신료와 불 향, 그리고 바쁨 속에서도 밝은 표정을 유지한 직원들의 인사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런 분위기가 바로 이곳의 가장 중요한 매력이다.

시그니처 로티세리 치킨 — 이 식당을 설명하는 단 하나의 이유

Pio Pio 8의 인기 비결을 단 하나 꼽으라면, 대부분의 단골이 주저 없이 “치킨”을 말한다. 이곳의 로티세리 치킨은 페루식 마리네이드 방식으로, 껍질은 바삭하면서 속살은 촉촉하게 살아 있다. 치킨 자체의 풍미도 훌륭하지만 이 집의 진짜 시그니처는 함께 나오는 ‘아히 베르데(Aji Verde)’라 불리는 녹색 소스다. 고추, 고수, 마요네즈, 약간의 마늘과 향신료가 섞인 이 소스는 중독성이 있어 손님 대부분이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고 말할 정도다.

[출처: 뉴욕앤 뉴저지, DB 금지]

혼자보다 여러 명이 함께 가면 더욱 좋은 이유는 이곳의 ‘콤보 메뉴’ 때문이다. 대표 메뉴인 Matador Combo는 한 마리 치킨에 밥과 콩, 프라이드 감자, 샐러드가 함께 나오는데, 가격 대비 양이 넉넉해 친구들과 가볍게 술 한잔 곁들이기에도 충분하다. 특히 뉴욕 물가를 생각하면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만족감”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게 이해될 정도다.

페루 고유의 풍미가 담긴 다양한 요리 구성

치킨이 분명한 메인 테마이지만, Pio Pio 8의 매력은 여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페루식 볶음밥인 Arroz Chaufa, 페루 대표 고기 요리 Lomo Saltado, 그리고 라임과 생선의 산미가 강렬한 세비체(Ceviche)까지 준비되어 있다. 특히 Lomo Saltado는 스테이크 조각을 양파, 토마토와 함께 센 불에 볶아 밥과 함께 내는 메뉴로, 페루와 중국식 볶음 요리의 전통이 혼합된 독특한 매력을 보여준다.

[출처: 뉴욕앤 뉴저지, DB 금지]

해산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Jalea(페루식 해산물 튀김 플래터)도 추천할 만하다. 여러 종류의 생선과 오징어가 바삭하게 튀겨져 나오고, 샐러드가 함께 곁들여져 기름진 맛을 적절히 잡아준다. 이 메뉴들은 모두 페루 가정식 요소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국적’이면서도 ‘편안한 맛’을 동시에 제공한다.

활기찬 분위기, 다만 때로는 혼잡함도

헬스키친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할 때, Pio Pio 8은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화려한 장식은 아니지만, 중남미 정서를 반영한 벽화와 조명, 바쁜 서버들의 손길, 테이블을 꽉 채운 손님들이 만들어내는 묘한 에너지가 이 식당의 분위기를 만든다. 점심에는 근처 사무실 직장인들이, 저녁에는 공연 관람객과 관광객들이 몰려들기 때문에 시간대에 따라 분위기는 크게 달라진다. 특히 주말 저녁에는 상당히 붐비기 때문에 대기 시간이 생기기도 한다.

[출처: 뉴욕앤 뉴저지, DB 금지]

리뷰들을 살펴보면 “서비스가 활기차고 친근하다”는 의견이 많은 반면, “바쁠 때는 대기 시간이 길고 서빙 속도가 느리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은 치킨과 각종 페루 요리가 나오는 순간 이곳의 시끌벅적함도 하나의 매력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장단점이 분명한 ‘캐주얼 페루 맛집’

Pio Pio 8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 대비 높은 만족도다. 뉴욕에서 이 정도 양과 맛을 이 정도 가격에 먹을 수 있는 곳은 흔하지 않다. 다양한 메뉴 구성 덕분에 동행자 취향이 달라도 선택지가 넓고, 특히 단체 방문에 적합한 ‘넓은 구조’는 헬스키친 일대에서 보기 드문 장점이다.

[출처: 뉴욕앤 뉴저지, DB 금지]

단점이라면, 일부 요리—특히 볶음밥이나 일부 해산물 메뉴—는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치킨은 압도적이지만 다른 요리는 그에 비하면 평범하다”는 평가가 반복된다. 또한 분위기는 캐주얼 레스토랑에 가깝기 때문에, 데이트나 특별한 날에는 조금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결론: 뉴욕에서 ‘기분 좋은 한 끼’가 필요할 때

Pio Pio 8은 화려한 레스토랑은 아니다. 하지만 밥과 고기, 감자, 향신료와 함께하는 페루식 가정식의 힘은 예상보다 강하다. 헬스키친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이 레스토랑은 ‘부담 없이 편안한 한 끼’를 제공하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공연 전후 가볍게 배를 채우고 싶거나, 친구들과 나누어 먹는 푸짐한 식사가 필요하다면, 그리고 뉴욕의 지나친 가격들에 지쳤다면 이곳은 늘 좋은 선택지가 되어 준다.

Pio Pio 8은 뉴욕에서 맛볼 수 있는 ‘따뜻한 중남미의 맛’ 그 자체다. 여행자에게는 예상 밖의 만족을, 뉴요커에게는 집밥 같은 편안함을 주는 곳. 결국 이 식당이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이유는 화려함보다 꾸준함, 과시보다 진심을 담은 맛 덕분일 것이다.

뉴욕앤뉴저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Previous Story

[Into the Bway] 오프브로드웨이에서 되살아난 90년대 우정의 향수 — ‘Romy & Michele: The Musical’ 리뷰

Latest from Lifestyle

블랙프라이데이, 소비의 신화와 기억의 그림자

11월 넷째 주 금요일. 미국의 도시들은 이른 새벽부터 기묘한 열기로 가득 찬다. 새벽 어스름 속, 수백 명의 인파가 매장 문 앞에 줄을 서고, 카트가 밀리고, 셔터가 오르는 순간 사람들은 일제히 뛰기 시작한다.…

추수감사절, 신화에서 성찰로

11월의 미국은 언제나 같은 장면으로 시작된다. 공항의 긴 줄, 도시 외곽으로 뻗어나가는 자동차 행렬, 그리고 가족을 기다리는 식탁 위의 커다란 칠면조 한 마리. 매년 네 번째 목요일, 미국인들은 이 의식을 되풀이한다. 추수감사절(Thanksgiving)은…

Macy’s, 미국의 쇼윈도를 만든 이름

한 점포의 꿈이 제국이 되다 ― R.H. Macy의 시작과 뉴욕의 시대 1858년 뉴욕 맨해튼의 14번가, 그리 크지 않은 상점 하나가 문을 열었다. 창업자 로랜드 허시 메이시(Rowland Hussey Macy) 는 세탁업과 선원 생활,…
Go to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