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생각하지, 뭐” — 주유소 앞에서 멈칫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시작된 지 열흘, 뉴욕·뉴저지 주유소 가격판의 숫자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유가, 2022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 돌파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개시한 이후, 국제 원유 시장은 급격한 충격을 받았다. 글로벌 기준 유가인 브렌트유는 공격 초기 배럴당 $67 수준에서 불과 열흘 만에 $119.5까지 치솟으며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 선을 돌파했다.
3월 10일 현재 유가는 일부 하락해 브렌트유가 $87.80(전일 대비 -11.28%), 미국 기준 WTI는 $83.45(-11.94%)로 조정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은 일시적”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문제의 핵심: 호르무즈 해협
이번 유가 급등의 핵심에는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이라크, 카타르, UAE, 이란의 원유를 실은 유조선들이 매일 약 1,500만 배럴을 이 해협을 통해 수송한다.
이란 외무부는 “이 해역을 지나는 유조선들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공개 경고했다. 현재 해양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수십 척의 유조선이 해협 양쪽에 대기 중이며, 보험 조달 불능이나 공격 위험으로 인해 항해를 망설이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미국 에너지부 장관이 “해군이 유조선을 호위하며 해협을 통과시켰다”고 발표했다가 이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져 혼란이 가중되기도 했다.
뉴욕·뉴저지 주유소, 일주일 새 20센트 이상 올라
국제 유가 폭등은 곧바로 트라이스테이트 지역 주유소에 반영되고 있다.
AAA 집계 기준으로 3월 10일 현재:
- 전국 평균: 갤런당 $3.48 (전주 대비 +$0.48, +16%)
- 뉴저지: 갤런당 $3.44 (3월 초 대비 21센트 이상 상승)
- 뉴욕: 갤런당 $3.47
이는 전주 대비 16% 급등한 수준으로, 마지막으로 이와 유사한 주간 상승폭이 기록된 것은 2022년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였다.
연료 분석 플랫폼 GasBuddy의 애널리스트 패트릭 드 한(Patrick de Haan)은 “현재 원유가 수준이 유지된다면 앞으로 며칠 내 일부 주유소에서 갤런당 최대 85센트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인 커뮤니티 체감: “마트 장보기도 부담스럽다”
기름값 상승은 단순한 주유비 증가로 끝나지 않는다. 운송비 상승은 식료품·생필품 가격 전반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플러싱과 팰리세이즈 파크 등 한인 밀집 지역에서는 이미 식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리아타운 인근 한 식료품점 관계자는 “물류비가 오르면 우리도 버티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뉴저지에서 통근하는 한인들의 경우 매일 30~40마일을 운전하는 경우가 많아 주유비 부담이 체감상 더욱 크게 느껴진다. 월 $300 이상이던 주유비가 $400대를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전쟁은 곧 끝날 것”…시장은 반신반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월 10일 “이란과의 전쟁이 매우 곧 끝날 것”이라고 밝혔고, 이 발언 이후 유가가 일부 하락하며 주식시장도 반등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협상 결렬 가능성, 호르무즈 해협의 지속적인 불안, 이란 내부 변수” 등을 고려할 때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라고 지적한다.
CNBC의 유가 애널리스트들은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로 봉쇄될 경우 유가는 단기간에 $150를 넘을 수 있다”고 분석하며, 이 경우 미국 가솔린 가격이 갤런당 $5를 돌파하는 시나리오도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
기름값 급등 시기, 뉴욕·뉴저지 주민들이 취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응책은 다음과 같다.
GasBuddy나 Waze 앱으로 인근 최저가 주유소를 실시간 확인하고, 가능하다면 뉴저지(뉴욕보다 평균 $0.50 이상 저렴)에서 주유하는 것이 유리하다. NJ Transit이나 지하철 이용을 늘리는 것도 비용 절감에 효과적이다. 또한 Costco, BJ’s 등 회원제 대형마트 주유소는 일반 주유소보다 15~25센트 저렴한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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