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기획- 정치②] ‘뉴욕판 사회정책 대전환’의 실체…뉴욕 시장 맘다니의 공약과 정치적 쟁점

기획 연재: ‘뉴욕판 사회정책의 대전환’ ②

조란 맘다니 뉴욕 시장의 당선은 개인의 정치적 승리를 넘어, 뉴욕이라는 거대 도시의 정책 방향 자체가 상당한 변화를 맞이할 것임을 예고한다. 맘다니는 후보 시절부터 명확한 정책 기조를 유지해왔고, 그의 공약은 기존 뉴욕시 정부의 재정·복지 운영 방식에 구조적 재편을 요구하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이번 기사에서는 그의 주요 공약과 이에 따른 정치적 쟁점을 분석한다.

맘다니의 핵심 공약 중 가장 주목받은 분야는 주거 안정 정책이다. 그는 임대료 안정화 아파트에 대한 임대료를 전면 동결(rent freeze)하겠다고 공약했고, 장기적으로는 뉴욕 전역에 걸쳐 저렴한 주택 20만 채 이상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뉴욕은 미국에서 주거비가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이며, 시민들의 생활비 지출 중 주거비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이 때문에 그의 정책은 젊은 세대와 중저소득층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건물주 단체와 부동산업계는 “공급 축소와 임대 시장의 경직”을 우려하며 정책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출처: 조란 맘다니 선거 홈페이지]

대중교통 공약 또한 큰 관심을 받았다. 맘다니는 무료 버스(fare-free buses) 정책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뉴욕시는 이미 지하철 요금 인하, MTA 재정 적자 등 교통 문제로 오랜 기간 논란이 있어 왔기 때문에 그의 접근은 도시 교통문제 해결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에 필요한 재원 마련이 숙제로 남아 있다. 그는 고소득자 및 대기업 대상의 세금 조정으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야당은 “교통 재정 악화와 세수 불안정”을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또한 맘다니는 공영 식료품점(city-owned grocery stores) 운영을 도입해 식료품 가격 안정화를 시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뉴욕의 ‘푸드 데저트(food desert)’ 문제, 즉 저소득 지역에서 신선한 식재료 접근이 어려운 구조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이다. 진보 진영은 이 정책이 공공의 역할을 확장하는 새로운 실험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반대 측에서는 “민간 시장을 침해한다”는 논란도 제기된다.

정치적 성향 면에서 맘다니는 자신을 민주사회주의자(Democratic Socialist)라고 명확하게 밝힌다. 그는 경제적 불평등의 구조적 해소, 복지 확대, 공공서비스의 공공성 강화 등을 주요 가치로 제시하며, 뉴욕의 경제 구조를 ‘사람 중심 모델’로 재편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공약은 뉴욕시 재정 구조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된다. 특히 뉴욕시의 경우 세수 의존도가 높은 구조이기 때문에, 부유층과 대기업이 세금 증가를 이유로 외부로 이탈할 경우 도시 전체의 재정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문제는 맘다니가 집권 이후 반드시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로 지목된다.

[출처: 조란 맘다니 선거 홈페이지]

또한 공공안전 정책 역시 논란의 중심에 있다. 맘다니는 과거 경찰 예산 삭감과 제도 개혁을 주장한 이력이 있어, 선거 과정에서 “치안 악화 가능성”에 대한 공격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후 “예산 삭감이 아니라 효율화”라는 입장을 강조하며 경찰 조직과의 협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부 유권자는 여전히 불안을 표하고 있다.

최근 뉴욕시는 2025년도 예산 조정안에서 기존의 지출 삭감 기조와는 반대로, 경찰, 교육 분야 예산을 복원 하면서 맘다니 신임 시장의 선거 공약과는 다소 괴리를 보여 주고 있다. 특히 경찰 인력충원 프로그램 (NYPD 아카데미) 분야와 공립학교 보조금을 기존과 같은 형태로 복원 하면서 시 재정에 또다른 시한폭탄을 만든것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맘다니의 정책은 분명 ‘진보적 사회정책의 실험’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제시한 공약들은 시민들의 생활비 완화, 공공성 강화, 복지 확대, 불평등 해소라는 뚜렷한 목표를 공유한다. 그러나 동시에 해결해야 할 현실적 문제가 많고, 특히 재정 마련 문제는 뉴욕시의 장기적 발전 방향과 직결되기 때문에 그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를 것이다.

[출처: 조란 맘다니 선거 홈페이지]

뉴욕은 미국에서 가장 큰 도시이며 글로벌 경제의 중심지다. 이 도시에서 맘다니의 정책 방향은 단지 뉴욕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대도시들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그의 시정 실험은 앞으로 복지, 주거, 교통, 공공안전 모델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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