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센터(WTC) 개발사로 잘 알려진 실버스타인 프로퍼티스(Silverstein Properties)가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 초대형 카지노 리조트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야심찬 제안은 뉴욕시 허드슨야드 인근, 11번가와 41번가 교차로에 약 785피트(약 240미터) 높이의 초고층 복합타워를 세우는 것으로, 도심형 카지노 프로젝트 가운데 가장 상징적인 개발로 꼽힌다.
이 프로젝트는 ‘아베니르(Avenir)’라는 이름의 카지노를 중심으로, 1,000개 객실의 고급 호텔, 고급 레스토랑, 루프탑 공연장, 푸드홀, 예술 전시장, 복합 리테일 공간 등이 함께 들어설 계획이다. 실버스타인 측은 “이 지역은 뉴욕시의 미래 성장 거점이며, 경제와 관광의 혁신을 동시에 이루는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뉴욕주는 다운스테이트 카지노 라이선스 3개를 추가로 발급할 예정이며, 실버스타인 프로젝트는 이 중 하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MGM(메트라이폴리탄 지역 요나커스), 게이밍앤레저(Gaming and Leisure Properties), 하드록 등 다수의 대형 사업자들도 뉴욕 카지노 진출을 타진하고 있어, 경쟁은 치열한 상황이다.
도심 중심부에 카지노를 유치하겠다는 구상은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찬성 측은 수천 개의 일자리 창출, 지역 세수 확대, 관광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며, 특히 코로나 이후 침체된 미드타운 서부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버스타인은 카지노 운영이 허용될 경우 연간 약 45억 달러 이상의 경제 효과와 8,000개 이상의 고용 창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반면 반대 측에서는 도박 중독, 주거비 상승, 지역 공동체의 질 저하, 교통 혼잡 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인근 지역 주민들과 일부 시의원들은 “도심형 카지노가 뉴욕시의 공공성·안전성에 역행하는 개발”이라며 강한 반발을 표하고 있다. 맨해튼 커뮤니티보드4는 향후 주민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 반응도 엇갈린다. 뉴욕주지사 캐시 호컬(Kathy Hochul)은 “시장과 지역사회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것”이라며 신중론을 견지하는 반면, 일부 시의원은 지역 고용·세수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뉴욕시 경제개발공사(NYCEDC)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으나 “카지노 개발은 장기적 도시계획과 일치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 중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건축을 넘어 뉴욕의 도심 개발 패러다임을 흔들 수 있는 상징적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실제 사업 승인을 위해서는 **뉴욕주 게임위원회(Gaming Commission)**의 엄격한 심사와 지역 커뮤니티보드의 승인, 그리고 뉴욕시 건축심의위원회 등의 다단계 허가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실버스타인 측은 “우리는 단지 카지노를 짓는 것이 아니라, 도시와 예술, 경제가 공존하는 미래 복합지구를 꿈꾼다”고 밝히며, 지속가능한 도시개발, 친환경 설계, 지역 기여기금 설치 등의 약속도 함께 내세우고 있다.
이번 제안은 올여름 본격적인 심사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며, 빠르면 2026년 말 착공, 203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뉴욕의 스카이라인이 또 한 번 바뀔지, 시민들의 선택과 정책의 향방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