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4일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구상해 온 서반구 패권 회복 전략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조치가 단순한 법 집행을 넘어 중남미 전반의 안보 지형을 뒤흔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긴장도 빠르게 고조되는 분위기다.
워싱턴포스트는 3일 이번 전격적인 군사 작전이 중남미의 정치·외교 구도를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마두로 대통령 체포의 목적이 정권 교체가 아니라 마약 테러리즘에 대한 법 집행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국제사회에서는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과 관련해 서반구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 가운데 하나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최근 공개된 2기 행정부 첫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를 거론하며, 서반구에서 미국의 지배력이 다시는 의문시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당 보고서에는 향후 미국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서반구에 두고, 수십 년간 상대적으로 방치돼 왔던 중남미 지역에서 패권을 회복하겠다는 구상이 담겼다. 특히 중국이 중남미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을 미국 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규정했다.
이 같은 전략 아래 트럼프 행정부는 아르헨티나의 친미 성향 정부를 적극 지원하는 한편, 브라질과 콜롬비아 등 좌파 정권이 집권한 국가들에 대해서는 정치적·경제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가안보전략 구상대로라면,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에도 중남미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직접적 개입 가능성은 상당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번 체포가 중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미국에 맞서 온 중남미 국가들에 보내는 경고 신호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콜롬비아와 쿠바 등 반미 성향 국가들을 직접 거론하며 강경한 메시지를 보냈다. 콜롬비아의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을 겨냥해 마약 문제를 언급했고, 쿠바에 대해서도 향후 미국의 주요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또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베네수엘라가 사실상 쿠바의 영향 아래 놓여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쿠바에 대한 압박을 공개적으로 강화했다. 쿠바계 이민자 가정 출신인 루비오 장관은 베네수엘라 강경 노선을 설계한 핵심 인물로, 쿠바 공산 정권에 대해서도 일관되게 적대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다.
다만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번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또 다른 장기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마두로 대통령 축출 이후의 정치적 로드맵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미국의 일방적인 개입이 중남미 전역의 반미 정서를 자극하고 장기적인 안보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브라질과 멕시코, 콜롬비아 등 좌파 성향 정부들은 마두로 대통령 체포 이후 이를 주권 침해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의 서반구 패권 회복 구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중남미 지역의 외교·안보 긴장이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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