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2일 저녁, 뉴저지 뉴어크 시의 한 구금시설에서 벌어진 봉기 사건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문제의 장소는 델라네이 홀(Delaney Hall) 이민자 구금센터. 비좁고 낙후된 환경 속에서 생활하던 수십 명의 이민자 수감자들이 식사가 제공되지 않은 채 20시간 이상 방치되자, 단체로 외벽을 무너뜨리며 저항에 나섰다.
수감자 중 일부는 기숙사 3층에서 침낭을 엮어 만든 줄을 이용해 탈출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최소 4명은 현재까지 소재가 불명이다. 사건 이후 뉴어크 시와 연방 이민국(ICE), 그리고 센터 운영주체인 민간업체 GEO Group은 잇따라 해명과 조사 약속을 내놓았지만, 이번 사태는 이미 ‘뉴저지 이민정책의 위기’를 드러냈다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의 시발점은 단순했다. 수감자들이 규정된 식사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6월 11일부터 식사 공급이 지연되거나 생략되었으며, 일부는 식수와 위생용품조차 지급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틀 가까이 인권 수준을 밑도는 처우에 시달리던 수감자들은 결국 기숙사 외벽을 집단으로 밀어 무너뜨리는 행동으로 항의를 시작했다.
사건 직후 공개된 내부 영상에는 붕괴된 벽체, 무질서하게 움직이는 수감자들, 건물 내부에서 나는 짙은 연기와 사이렌 소리가 포착됐다. 수감자 일부는 “단지 배가 고팠을 뿐인데, 사람 취급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상황은 빠르게 악화됐다. 외벽이 무너지자 일부 수감자들은 혼란을 틈타 3층에서 내려오는 침낭 줄을 이용해 탈출을 감행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최소 4명의 수감자가 이탈 상태임을 확인했으며, 이들을 추적하기 위한 지역 수색과 추적 작업이 진행 중이다.
진압 과정에서는 최루가스(pepper spray)가 사용됐고, 일부 수감자들이 기침·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하며 쓰러지는 장면도 포착됐다. 화재 발생 가능성도 제기되었으나, 뉴어크 소방당국은 “작은 연기 발생은 있었으나 대형 화재로 확산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더 큰 충격은, 해당 구금센터가 사실상 뉴어크 시의 정식 허가 없이 운영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델라네이 홀은 GEO Group이 ICE(미국 이민국)와 체결한 계약에 따라 민간 위탁 운영되고 있으며, 약 1,000명 이상 수용 가능한 규모의 시설이다.
하지만 뉴어크 시는 “해당 시설은 점유 허가(occupancy permit)도, 건축 승인은 물론 소방 점검조차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며, GEO 측이 불법적인 방식으로 시설을 재가동해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시는 이미 2025년 초부터 해당 시설과 관련한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었다.
뉴어크 시장 라스 바라카(Ras Baraka)는 이번 사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음식 부족, 비인도적 환경, 탈출 사태까지 벌어진 것은 시스템 붕괴의 단면”이라며, 델라네이 홀의 즉각적인 운영 중단을 요구했다.
연방 하원의원 라모니카 맥아이버(LaMonica McIver)도 입장을 냈다. 그녀는 과거 이 시설에서 접근을 시도하다 경찰에 체포된 전력이 있을 정도로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인물이다. 맥아이버 의원은 “이번 사태는 우연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경고해온 구조적 인권 침해가 폭발한 결과”라며 연방 정부의 철저한 진상 조사와 GEO Group에 대한 계약 재검토를 촉구했다.
지역 이민자 권리 단체인 뉴저지 이민자 정의 연합(New Jersey Alliance for Immigrant Justice)은 사건 직후 현장 앞에서 긴급 집회를 열고 “이번 봉기는 예견된 인권 재앙”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GEO Group이 운영하는 시설 다수가 이민자들의 정신건강, 신체 건강, 기본 권리를 반복적으로 침해해왔으며, 식사·진료·면회 등 최소 기준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또한 이 단체는 “봉기를 일으킨 수감자들은 범죄자가 아니라, 대개 서류 미비 또는 이민 절차 중의 보호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ICE가 구금의 마지막 수단이라는 원칙을 위반하고 있으며, 연방정부는 무분별한 민간위탁과 지역 동의 없는 계약 체결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델라네이 홀 사태는 단순한 시설 관리 실패가 아니다. 이는 현재 미국 이민 구금 시스템의 구조적 병폐를 고스란히 드러낸 사건이라는 점에서, 전국적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이미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가디언, AP 등 주요 언론이 연이어 사건을 보도하며, 민간 운영 구금시설의 폐지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특히 GEO Group은 미국 내 여러 구금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전에도 수차례 인권 침해 의혹과 법적 분쟁에 연루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은 이민정책, 사설 형벌 시스템, 주-연방 권한 충돌 문제까지 겹치며 향후 미국 사회 전반의 구조 개편 논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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