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0일로 예정된 뉴저지 주지사 예비선거가 불과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 시점이면 여론조사 상 선두주자가 확실히 굳어지는 것이 관례지만, 올해는 각 당의 후보군이 고르게 분포돼 있어 “아직 누구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례적인 접전 양상은 뉴저지 정치권뿐 아니라 각 지역 커뮤니티에도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뉴저지에 밀집해 있는 한인사회 역시 이번 선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주요 정책과 후보들의 성향에 따른 유불리를 면밀히 검토 중이다.

민주당의 경우,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미키 셰릴(Mikie Sherrill) 연방 하원의원이다. 셰릴 의원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교통 인프라 확충과 교육 예산 확대, 기후 변화 대응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뉴욕 출퇴근자가 많은 뉴저지 한인들에게 특히 민감한 교통 정책 분야에서 셰릴은 PATH 시스템의 개편과 NJ 트랜짓의 개선안을 약속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셰릴 의원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뉴어크 시장인 라스 바라카(Ras Baraka)다. 바라카 시장은 흑인 커뮤니티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사회 정의, 공공 안전, 이민자 권익 보호를 전면에 내세운다. 최근에는 이민자 구금시설 앞에서의 시위 참여로 체포되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그의 이런 행보는 뉴저지를 ‘피난처 주(sanctuary state)’로 유지하는 데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며, 이는 한인 이민자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다.
이외에도 조쉬 고트하이머, 스티븐 풀롭, 션 스필러, 스티브 스위니 등 유력 인사들이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고 있어 표의 분산이 예상된다. 풀롭 저지시티 시장은 PATH 시스템을 주 정부 관할로 이관하겠다는 교통개혁안을 제시했고, 스티브 스위니는 과거 주상원의장 경력을 앞세워 노조와 연금 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 경선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식 지지를 받고 있는 잭 치아타렐리(Jack Ciattarelli)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는 뉴욕시의 혼잡통행료에 반대하며 “뉴욕 차량에 역혼잡통행료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는 등 뉴욕과의 경쟁 구도를 부각시키고 있다. 세금 감면, 이민 정책 강화, 소상공인 규제 완화 등 보수적 정책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으며, 이는 자영업에 종사하는 한인들에게 일부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그의 경쟁자인 존 브램닉(Jon Bramnick) 주상원의원은 중도적 입장을 고수하며, 트럼프와의 거리를 두는 전략으로 차별화를 시도 중이다. 이는 공화당 내 중도 성향 유권자들과 다양한 민족 커뮤니티, 특히 정치적으로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한인 유권자들에게 호감을 살 수 있는 포인트다.
현재 뉴저지에는 약 10만 명 이상의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특히 버겐 카운티, 미들섹스 카운티 등에서는 한인 유권자들이 지역 정치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투표율이 낮았던 한인 커뮤니티였지만, 최근 몇 년 간 선거 참여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 후보 캠프에서는 한인 커뮤니티를 위한 전담 연락관을 두고 집중적인 유세를 벌이는 모습도 나타난다.
한인사회가 이번 선거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분야는 교육, 세금, 교통, 그리고 이민 정책이다.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한인 가정에게는 공립학교 예산 확대나 교육 커리큘럼 변화가 큰 영향을 미치며, 이민 신분이나 영주권 문제로 민감한 이민 정책 역시 표심에 주요한 영향을 준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예비선거의 접전 양상이 본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특히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서 ‘확실한 1위’가 없는 상황은 극히 이례적이며, 뉴저지의 유권자들이 점점 더 정책 중심적이고 실용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인 유권자 역시 단순한 당파적 지지보다는 실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책과 후보자의 커뮤니티 접근 방식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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