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지시티 도심 한복판에서 예기치 못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약 60마리의 거위 가족이 시내 주요 거리를 줄지어 행진하며,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시민들은 ‘거위 퍼레이드’라 부르며 사진과 영상을 찍어 SNS에 공유하고 있으며, 저지 애비뉴, 토마스 갱게미 드라이브, 리버 드라이브, 세컨드 스트리트 등지에서 거위들이 차례로 길을 건너는 장면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뉴포트센터 몰 인근까지 거위들의 이동 경로는 꽤 넓게 퍼져 있으며, 일부 교차로에서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차량을 멈추고 이 깃털 손님들에게 길을 양보하고 있다.
성체 거위 8마리와 병아리 거위 50여 마리로 구성된 이 무리는 도심 곳곳을 천천히 지나며 시민들과 조우하고 있다. 한 시민은 “이건 진짜 대이동이다”라며 놀라움을 표현했고, 또 다른 시민은 “너무 귀엽다”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거위는 가장 가족 중심적인 새 중 하나”
동물보호단체 ‘In Defense of Animals’ 산하의 ‘국립 거위 보호 연합’ 디렉터 리사 레빈슨은 “거위는 평생 한 짝과 함께하며 새끼를 함께 기르는 매우 가족 중심적인 새”라며, “이번에 저지시티에서 목격된 거위 무리는 확장된 한 가족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녀는 “거위는 때때로 버려진 새끼까지도 돌보며 함께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시민들이 이들을 존중하고 길을 내주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다”고 덧붙였다.
코넬대학교의 도시 야생동물 전문가 폴 커티스 교수도 “이처럼 도심 속 공공도로에서 큰 규모의 거위 가족을 목격하는 건 드문 일”이라며, “아마 인근 연못에서 부화한 새끼들을 데리고 털갈이 장소로 이동 중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에도 다시 찾아올 가족들
전문가들은 이 거위 무리가 다음 달까지는 저지시티 도심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내년 봄에도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커티스 교수는 “거위는 해마다 같은 장소로 돌아와 둥지를 틀고 털갈이를 한다”며 “비행 능력을 회복한 이후에는 포식자를 피하기 쉬워지고 서서히 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이 거위 가족의 조용한 행진은, 도시와 자연이 공존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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