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7, 2025
3 mins read

“도심을 점령한 거위 가족”… 저지시티 시민들, 깃털 손님에 ‘멈춤’

요즘 저지시티 도심 한복판에서 예기치 못한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약 60마리의 거위 가족이 시내 주요 거리를 줄지어 행진하며,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시민들은 ‘거위 퍼레이드’라 부르며 사진과 영상을 찍어 SNS에 공유하고 있으며, 저지 애비뉴, 토마스 갱게미 드라이브, 리버 드라이브, 세컨드 스트리트 등지에서 거위들이 차례로 길을 건너는 장면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뉴포트센터 몰 인근까지 거위들의 이동 경로는 꽤 넓게 퍼져 있으며, 일부 교차로에서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차량을 멈추고 이 깃털 손님들에게 길을 양보하고 있다.

성체 거위 8마리와 병아리 거위 50여 마리로 구성된 이 무리는 도심 곳곳을 천천히 지나며 시민들과 조우하고 있다. 한 시민은 “이건 진짜 대이동이다”라며 놀라움을 표현했고, 또 다른 시민은 “너무 귀엽다”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거위는 가장 가족 중심적인 새 중 하나”

동물보호단체 ‘In Defense of Animals’ 산하의 ‘국립 거위 보호 연합’ 디렉터 리사 레빈슨은 “거위는 평생 한 짝과 함께하며 새끼를 함께 기르는 매우 가족 중심적인 새”라며, “이번에 저지시티에서 목격된 거위 무리는 확장된 한 가족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녀는 “거위는 때때로 버려진 새끼까지도 돌보며 함께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시민들이 이들을 존중하고 길을 내주는 모습은 정말 인상적이다”고 덧붙였다.

코넬대학교의 도시 야생동물 전문가 폴 커티스 교수도 “이처럼 도심 속 공공도로에서 큰 규모의 거위 가족을 목격하는 건 드문 일”이라며, “아마 인근 연못에서 부화한 새끼들을 데리고 털갈이 장소로 이동 중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에도 다시 찾아올 가족들

전문가들은 이 거위 무리가 다음 달까지는 저지시티 도심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으며, 내년 봄에도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커티스 교수는 “거위는 해마다 같은 장소로 돌아와 둥지를 틀고 털갈이를 한다”며 “비행 능력을 회복한 이후에는 포식자를 피하기 쉬워지고 서서히 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이 거위 가족의 조용한 행진은, 도시와 자연이 공존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뉴욕앤뉴저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Previous Story

김의환 뉴욕총영사, 미일협회 이사진 초청 오찬 개최

Next Story

호주 여행 떠난 한일 커플, 타스마니아서 비극적 사고… 숨진 채 발견돼

Latest from USA

AI 산업 발전, 연계 산업의 지형을 바꾸다

제조 혁신의 중심, 산업 AI 인공지능(AI)의 진화는 더 이상 연구실과 소프트웨어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제조 현장은 AI 기술의 가장 강력한 실험실이자 성장 무대다. 한국 정부는 ‘AI-팩토리(AI-Factory)’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며 산업 현장의 전…

[오피니언] 민주주의 회복력을 통해 본 100년간의 인류 역사

지난 한 세기 동안 민주주의는 반복되는 충격과 반동 속에서도 제도를 복원하고 규범을 재정렬하는 능력을 입증해 왔다. 1920~40년대 사이 파시즘과 군국주의의 부상은 자유민주주의의 취약성을 드러냈지만, 전쟁의 폐허 위에서 이루어진 헌정 복원과 제도 재설계는…

DOMODOMO 저지시티: 허드슨강을 건넌 미쉐린의 감동

뉴욕 맨해튼의 미식 지형도에서 ‘미쉐린 빕 구르망’이라는 타이틀은 합리적인 가격에 최상의 미식 경험을 제공하는 식당에 주어지는 영예로운 훈장이다. 치열하기로 소문난 맨해튼 소호(SoHo)에서 독창적인 ‘핸드롤(Hand Roll)’과 ‘도모카세(Domokase)’라는 컨셉으로 이 영예를 거머쥔 레스토랑이 있다.…

앙젤리나, 파리에서 뉴욕으로 건너온 달콤한 시간 여행

파리의 향기를 간직한 살롱 드 테 1903년, 파리 리볼리 거리에는 작은 살롱 드 테가 문을 열었다. 주인은 오스트리아 출신 제과사 안토완 뤼펠마이어였고, 그는 이곳에 자신의 며느리 이름을 붙였다. 그때부터 앙젤리나(Angelina)라는 이름은 단순한…
Go to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