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 공연을 보기 전 또는 관람 후, 특별한 식사를 즐기고 싶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뉴욕 맨해튼 한복판, 타임스퀘어에서 불과 몇 걸음 떨어진 ‘레스토랑 로우(Restaurant Row, W 46th St)’에는 숨은 진주 같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있다.
바로 시칠리아 가정식을 뉴욕 스타일로 풀어낸 Sicily Osteria다.

정통을 품은 따뜻한 공간

Sicily Osteria는 고급스럽기보다는 정감 있는 시칠리아식 가정식 식탁을 지향한다. 벽면에는 가족사진들이 걸려 있고,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 아늑하면서도 여유로운 분위기를 제공한다. 실내뿐 아니라 날씨에 상관없이 이용 가능한 야외 테라스와 2층 구조로 되어 있어 번화한 맨해튼 속에서도 조용한 식사가 가능하다.

레스토랑은 브로드웨이 극장가 중심에 위치해 있어, ‘before show’ 혹은 ‘after show’ 식사 장소로 인기가 높다. 공연 시작 전 간단하게 런치 프리픽스 메뉴를 즐기거나, 공연이 끝난 뒤 천천히 식사하며 대화를 나누기에 이상적인 위치다.

서비스 역시 이탈리안 특유의 따뜻한 환대가 느껴진다. 공연 시간을 고려해 주문을 빠르게 도와주거나, 생소한 메뉴를 설명해주는 세심함은 이곳이 단순히 관광객 대상의 식당이 아님을 보여준다.
정성 가득한 시칠리아 요리
Sicily Osteria의 매력은 메뉴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전통 시칠리아 레시피를 기반으로 한 핸드메이드 요리들은 미국식 이탈리안 레스토랑과는 다른 깊이를 선사한다.

가장 먼저 추천할 만한 메뉴는 ‘Pannelle’. 병아리콩 반죽을 튀겨낸 시칠리아식 스낵으로, 바삭하면서도 담백한 풍미가 인상 깊다. 고소한 맛으로 입맛을 돋우기에 제격이다.

파스타 메뉴 중 단연 인기 있는 것은 **‘Spaghetti Chitarra’**다. 이 요리는 신선한 게살과 피스타치오, 레몬, 크림, 마조람을 섞은 소스로 만들어지는데, 한입만 먹어도 시칠리아 해안의 신선함이 느껴진다. 흔한 토마토나 알프레도 소스에서 벗어나 색다른 파스타를 찾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또 다른 정통 메뉴인 **‘Busiate alla Trapanese’**는 시칠리아 트라파니 지방의 대표 파스타로, 다소 굵고 쫄깃한 면발에 견과류와 허브 페스토가 더해져 독특한 풍미를 자아낸다.

메인 요리로는 **‘Pollo Parmigiana’**가 호평을 받고 있다. 촉촉한 치킨에 치즈와 토마토 소스를 듬뿍 얹어 구운 이 요리는 양도 넉넉해 남은 음식을 포장해가는 손님들도 많다. 이 외에도 그릴에 구운 포르투갈 문어, 송아지 고기 마르살라 등 다양한 고기·해산물 요리가 준비되어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가격은 런치의 경우 프리픽스 세트가 $25, 디너의 경우 파스타류는 $30대, 고기와 해산물 요리는 $40~50대 수준이다. 와인 리스트 역시 시칠리아산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음식과 함께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레몬을 닮은 디저트, Limone di Sicilia

식사의 마무리는 단연 **‘Limone di Sicilia’**다. 이 디저트는 이름 그대로 레몬 모양을 본뜬 레몬 무스 케이크다. 노란색 껍질의 정교한 외관 안에는 상큼한 레몬 무스, 레몬 콩피(조림), 레몬 크림이 층층이 들어 있어 식감과 맛의 조화가 완벽하다. 바닥에는 바삭한 솔티 크럼블이 깔려 있어 단맛과 짠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이 디저트는 단순히 예쁜 비주얼을 넘어서, 실제로 맛에서도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다. 한 리뷰어는 “Best. Dessert. Ever.”라고 표현할 정도다. 요즘 뉴욕 디저트 씬에서 ‘모양 디저트’는 많지만, 그 안의 디테일까지 완성도가 높은 디저트는 드물다. Limone di Sicilia는 맛과 비주얼, 창의성 모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디저트 가격은 $17로 디저트 치고는 다소 높은 편이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특별한 날의 마무리로 혹은 브로드웨이 공연의 여운을 달래는 마지막 한 입으로 이보다 더 좋은 선택은 없을 것이다.
마무리하며: ‘가정식’이라는 이름의 품격
Sicily Osteria는 화려하거나 트렌디한 식당은 아니다. 오히려 조용하고 따뜻한 정통 이탈리안의 진심이 담긴 공간이다. 시칠리아의 맛을 단순히 ‘요리’가 아닌 ‘경험’으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형 레스토랑이 아닌 브로드웨이 인근에서 진짜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식당으로 꼽힌다.

타임스퀘어와 극장가 사이, 바쁜 일상 속에서도 느긋하게 음식을 음미할 수 있는 공간. 공연 전 기대감 속의 식사, 혹은 공연 후 여운을 곱씹는 시간. 그 어느 쪽이든 Sicily Osteria는 당신의 하루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주요 정보]
Sicily Osteria
주소: 210 W 46th St, New York, NY 10036
예약: https://www.sicilyosterianyc.com
런치: 12:00–16:00 / 디너: 17:00–22:30
프리픽스 런치: $25 / 메인 요리: $30~$50
디저트 ‘Limone di Sicilia’: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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