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브런치의 정석, JANE

소호와 그리니치빌리지 사이에서 만나는 캐주얼한 고품격 브런치

뉴욕 맨해튼에서 ‘브런치’는 단순한 식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뉴요커들에게 브런치는 주말의 여유를 만끽하는 방식이자, 일주일간의 긴장을 풀고 재충전하는 의식 같은 것이다. 바쁜 도시의 리듬 속에서도, 사람들이 브런치를 기다리며 줄을 서는 풍경은 흔하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그렇기에 어떤 브런치 맛집이 수년, 아니 수십 년간 그 자리를 지켜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출처: 뉴욕앤 뉴저지, DB 금지]

이런 맥락에서, 뉴욕 소호(SOHO)와 그리니치빌리지(Greenwich Village)의 경계에 위치한 브런치 명소 JANE은 그 존재 자체가 하나의 상징이다. 오픈한 지 20년이 넘은 이곳은 지금도 주말 아침이면 긴 대기 줄이 늘어서는 ‘전설적인 브런치 장소’로 뉴욕 브런치 마니아들에게 손꼽히는 곳이다. 고급스럽지만 과하지 않고, 캐주얼하면서도 허술하지 않은 균형 감각이야말로 JANE이 오랜 시간 사랑받아온 핵심 이유다.

클래식한 브런치 공간, 뉴욕 감성을 품다

JANE에 처음 들어서면 느껴지는 인상은 두 가지다. 하나는 따뜻함, 다른 하나는 도회적 세련됨이다. 레스토랑의 인테리어는 붉은 벽돌과 짙은 우드톤으로 구성되어 있어 고풍스러운 느낌을 준다. 하지만 동시에 테이블과 의자, 바 테이블의 구조, 조명 배치 등에서는 현대적인 감각이 느껴진다. 이 조화는 JANE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로, 누구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이 설계되어 있다.

내부 좌석은 생각보다 넓고, 좌석 간 간격도 적절해 프라이버시가 어느 정도 확보된다. 가족 단위 손님이 많은 주말에도 붐비는 느낌보다는 활기찬 느낌이 더 강하다. 창가 좌석은 자연광이 잘 들어와 브런치의 분위기를 더욱 살려준다.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따뜻한 계절에는 바깥 테라스 좌석도 오픈된다. 테라스에서 느끼는 뉴욕 도심의 공기와 함께하는 식사는 또 다른 매력이다.

[출처: 뉴욕앤 뉴저지, DB 금지]

음악은 잔잔하면서도 세련된 재즈나 인디팝이 흐르며, 소음도 과하지 않다. 오랜 시간 앉아서 대화를 나누기에도 적절한 환경이다. 친구, 연인, 가족, 심지어 1인 손님에게도 어울리는 공간이란 점에서, JANE은 ‘다목적 브런치 공간’의 교과서 같은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상 깊은 점은, 이곳이 단순히 ‘관광객의 명소’가 아니라 여전히 지역 주민들이 자주 찾는 공간이라는 것이다. 아침 산책을 마친 뒤, 유모차를 끌고 온 엄마와 아빠, 운동을 마친 NYU 대학생들, 그리고 오래된 단골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풍경은 이곳이 단순한 맛집을 넘어 지역 커뮤니티의 일부로 기능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 브런치의 미학: 정성 가득한 메뉴와 감각적인 조화

JANE의 메뉴는 계절별로 소폭 변화하지만, 그 근간은 ‘모던 아메리칸 브런치’다. 즉, 미국식 전통 메뉴를 기반으로 하되, 현대적인 감각과 건강한 재료를 접목한 구성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메뉴만 살펴보아도 이곳이 얼마나 세심한 조화를 추구하는지 알 수 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메뉴는 단연 크랩 케이크 에그 베네딕트(Crab Cake Benedict)다. 부드럽게 구워낸 크랩 케이크 위에 적당히 반숙된 포치드 에그가 올라가고, 그 위에는 진하고도 부드러운 홀렌다이즈 소스가 넉넉히 뿌려진다. 그 맛은 신선한 해산물의 감칠맛과 달걀의 고소함, 그리고 소스의 풍미가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거기에 곁들여지는 해시 브라운 또는 샐러드까지도 정갈하게 나와 전반적인 완성도가 높다.

버터밀크 팬케이크 역시 JANE의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다. 촉촉하면서도 가볍고, 씹을수록 부드럽게 퍼지는 팬케이크 위에는 메이플 시럽과 과일, 그리고 크리스피 베이컨이 얹어진다. 단맛과 짠맛의 균형, 부드러움과 바삭함의 대비가 훌륭해 디저트처럼 먹히면서도 식사로서의 만족감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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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오슈 프렌치 토스트는 두툼하고 탄력 있는 브리오슈를 사용해 입안 가득 달콤하고 고소한 풍미를 선사한다. 크림치즈나 딸기, 블루베리 잼 등을 곁들여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어 특히 여성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보다 건강한 선택을 원하는 손님들에게는 아보카도 토스트, 케일 샐러드, 스모크드 살몬 베이글, 그릭 요거트 파르페 등이 준비되어 있다. 채식을 선호하거나 가볍게 식사하고 싶은 이들에게도 부담 없는 선택지가 많은 점은 이곳이 얼마나 다양한 고객층을 고려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JANE의 또 다른 자랑은 음료 메뉴다. 브런치의 특성상 칵테일과 함께 식사를 즐기는 고객이 많은데, 이곳의 음료 구성은 전통과 창의성을 모두 갖추고 있다. 기본적인 벨리니(Bellini), 블러디 메리(Bloody Mary), 미모사(Mimosa) 등은 물론이고, JANE에서만 맛볼 수 있는 스파클링 사케 베이스 칵테일도 주말 브런치에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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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말에 제공되는 Prix Fixe 브런치 세트는 메인 메뉴 하나와 칵테일 한 잔이 포함되어 있어, 뉴욕 브런치 평균 가격 대비 매우 합리적인 가격대를 자랑한다. 퀄리티 있는 브런치를 부담 없이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최적의 옵션이다.

디저트로는 레몬 타르트, 초콜릿 무스 케이크, 계절 과일 플레이트 등이 제공되며, 식사 후 커피와 함께 여유로운 마무리를 할 수 있다. 커피 역시 수준급이며, 라떼 아트나 컵의 온도까지도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느껴진다.

3. 서비스, 접근성, 그리고 꾸준한 인기의 이유

브런치 맛집에서 종종 간과되는 요소가 바로 서비스다. 아무리 음식이 훌륭하더라도, 서비스가 불친절하거나 느리다면 식사 경험 전체에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다. 다행히도, JANE은 이 부분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직원들은 대부분 젊고 에너지 넘치며, 손님을 응대할 때 밝은 미소와 정확한 설명으로 친절함을 전한다. 메뉴에 대한 질문에도 성실하게 답변해주며, 음식이 나오는 속도 또한 안정적이다. 브런치 피크 타임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으나, 대기 중에도 물이나 커피를 먼저 제공하는 등 세심한 배려가 느껴진다.

다만, 워낙 인기가 많은 식당이기 때문에 대기 시간은 피할 수 없는 요소다. 특히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는 최소 30분에서 1시간 이상 대기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많은 손님들이 미리 온라인 웨이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거나 OpenTable 등을 통해 예약을 하고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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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는 100 W Houston Street, New York, NY 10012, 지하철 Broadway–Lafayette역이나 1호선 Houston Street역에서 도보로 5분 이내로 접근 가능하다. NYU 캠퍼스와도 가까워 학생들과 교수진이 단골로 많이 찾는 장소이며, 인근의 소호 쇼핑 거리, 워싱턴 스퀘어 파크, 맥두걸 스트리트 등과의 연계도 용이하다. 식사 후 가볍게 산책하거나 커피 한 잔을 즐기기에 최고의 동선이다.

JANE이 이렇게 오랜 시간 사랑받는 이유는 결국 ‘꾸준함’에 있다. 트렌드에 휘둘리지 않고, 메뉴의 질과 서비스의 품질을 유지하며, 방문할 때마다 안정적인 만족을 주는 곳. 그런 의미에서 JANE은 뉴욕 브런치 문화를 이끄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브런치는 결국 JANE으로 돌아온다”

[출처: 뉴욕앤 뉴저지, DB 금지]

뉴욕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브런치 맛집들이 있다. 매년 새로운 트렌디한 레스토랑이 생기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소문을 타는 곳들도 많다. 하지만 진정한 브런치 맛집은,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품질과 분위기, 그리고 기억에 남는 경험을 제공하는 곳이다.

JANE은 바로 그런 곳이다. 소호와 그리니치빌리지의 경계에서, 도심 속 여유와 정성 가득한 브런치를 선사하며 수많은 뉴요커들과 여행자들의 하루를 시작시켜 준다. 만약 당신이 뉴욕에서 단 한 번의 브런치를 즐길 기회가 있다면, JANE을 리스트의 가장 위에 올려야 할 이유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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