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이탈리안-아메리칸 음식은 ‘정통’ 이라는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도시가 사람을 바꾸고, 사람이 다시 음식을 바꾼 역사에 가깝다. 토마토 소스와 파스타, 미트볼과 치킨 파마산은 지금은 너무도 익숙한 뉴욕의 풍경이지만, 이 음식들이 오늘의 표준이 되기까지는 한 세기 넘는 이민의 시간과 수차례의 재해석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긴 계보의 가장 최근 지점에Parm이 서 있다.

Parm은 새로운 맛을 선언하지 않는다. 대신 뉴욕이 오랫동안 먹어온 맛을 역사적으로 자각된 형태로 다시 제시한다. 이 글은Parm을 출발점으로 삼아, 뉴욕 이탈리안-아메리칸 음식이 어떻게 탄생했고, 어떻게‘낡은 음식’이 되었다가, 다시 오늘의 음식으로 돌아왔는지를 서술한다.
남부 이탈리아에서 뉴욕으로: 이민이 만든 요리의 변주
19세기 말, 대서양을 건너 뉴욕으로 유입된 이탈리아 이민자 다수는 남부 출신이었다. 그들이 떠나온 고향의 식탁은 올리브오일, 해산물, 채소 중심이었지만, 뉴욕의 현실은 달랐다. 값비싼 재료는 손에 닿지 않았고, 대신 밀가루·고기·통조림 토마토가 일상의 식재료가 되었다. 이 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었다.

이 과정에서 이탈리안-아메리칸 음식의 기본 문법이 형성된다. 파스타는 더 풍성해졌고, 소스는 진해졌으며, 고기는 요리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스파게티와 미트볼의 결합, 가지와 치킨을 튀겨 치즈와 소스로 덮는 방식은 이탈리아 본토의 전통이라기보다 뉴욕이라는 도시가 요구한 실용성의 산물이었다.
리틀 이탈리의 초기 식당들은 사실상 가정식 부엌의 연장이었다. 메뉴는 단출했고, 맛은 반복적이었다. 그러나 그 반복은 중요했다. 매번 같은 맛을 낸다는 것은, 불안정한 이민자 삶 속에서 정체성을 확인하는 의식이었기 때문이다. 이 시기 이탈리안-아메리칸 음식은 아직‘뉴욕의 음식’이 아니었다. 그것은 뉴욕에 잠시 머무는 이탈리아인의 음식이었다.
‘뉴욕의 음식’이 되다: 표준화와 향수의 시대

전후(戰後) 세대를 거치며 상황은 바뀐다. 이민자의 자녀들은 영어를 쓰고, 도시 전반으로 흩어졌으며, 이탈리안-아메리칸 음식은 특정 커뮤니티를 넘어 뉴욕 전체의 외식 문화로 편입된다. 이때 음식은 더 이상 정체성의 증명이 아니라, 안정과 신뢰의 상징이 된다.
이 시기의 이탈리안-아메리칸 레스토랑은 혁신을 추구하지 않았다. 오히려 변하지 않는 것이 미덕이었다. 치킨 파마산은 늘 같은 크기와 맛이어야 했고, 소스는 항상 넉넉해야 했다. 뉴요커들은 이 음식에‘놀라움’이 아니라‘안도감’을 기대했다. 이 표준화는 장르를 확장시켰지만, 동시에 한계를 만들었다.

1990년대 이후, 글로벌 미식 담론이 뉴욕을 덮치면서 이탈리안-아메리칸 음식은 점차 구식으로 인식되기 시작한다. “너무 무겁다”, “정통이 아니다”라는 평가 속에서, 이 음식은 한동안 과거의 향수로만 소비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바로 그 지점에서, 예상치 못한 반전이 시작된다.
셰프의 귀환: 마리오 카르보네와 리치 토리시의 선택
이탈리안-아메리칸 음식의 재등장은 파인다이닝 셰프들의 손에서 이루어졌다. 뉴욕 미식계에서 두각을 나타낸Mario Carbone와Rich Torrisi는‘정통 이탈리안’을 넘어, 자신들이 자라며 먹어온 음식을 다시 바라본다. 그들이 주목한 것은 미슐랭 가이드가 아닌, 가족 식탁의 기억이었다.

두 셰프는 먼저 고급 레스토랑을 통해 이탈리안-아메리칸 음식의 미학을 재해석한다. 그 과정에서 이 음식은‘촌스러운 과거’가 아니라, 세련된 역사로 복권된다. 그리고 그 철학을 일상으로 번역한 결과가 바로Parm이다.
Parm의 출발은 분명하다. 고급 식당이 아니라,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동네 식당. 메뉴는 새롭지 않지만, 만들 방식은 정교하다. 소스는 과거처럼 넉넉하되 무겁지 않고, 튀김은 바삭하지만 느끼하지 않다. 이는 이탈리안-아메리칸 음식의 과잉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성숙하게 관리하는 태도다.
중요한 것은, Parm이 셰프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곳에서 셰프는 스타가 아니라, 계보를 잇는 전달자에 가깝다. 그들은“이 음식은 원래 이런 것이었다”고 말하기보다, “이 음식은 지금 이렇게 먹히고 있다”고 말한다.
Parm이라는 현재: 계보의 가장 뉴욕다운 도착지

Parm이 상징하는 것은 화려한 혁신이 아니라, 역사의 안정적 착륙이다. 이곳은 이민자의 부엌에서 시작된 음식이, 파인다이닝의 세련을 거쳐,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지점이다. 관광객과 로컬, 가족과 직장인이 같은 테이블에서 같은 메뉴를 주문하는 풍경은 우연이 아니다. 그것이 바로 이 장르가 뉴욕에서 살아남아온 방식이기 때문이다.
Parm의 음식은 설명을 요구하지 않는다. 치킨 파마산은 치킨 파마산답고, 스파게티와 미트볼은 우리가 기대하는 그 맛에 가깝다. 그러나 그‘가까움’은 결코 대충의 결과가 아니다. 그것은 한 세기 넘는 선택과 타협, 그리고 셰프의 자각이 쌓여 만들어진 맛이다.

그래서 Parm은 뉴욕의 음식이란 무엇인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그 답은 정통성도, 화제성도 아니다. 뉴욕의 음식은 이 도시에서 계속 먹히는 음식이다. Parm은 바로 그 조건을 충족한다. 이탈리안-아메리칸 음식의 계보는 여기서 끝나지 않겠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Parm이 그 역사를 가장 정확하게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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