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드슨 강을 내려다보는 느린 오전 – Rata on the River’

― 브런치로 만나는 지중해 ‘Trata on the River’

뉴욕과 뉴저지를 오가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브런치는 단순한 식사가 아니다. 평일의 속도를 잠시 내려놓고, 풍경과 시간을 함께 소비하는 의식에 가깝다. 특히 주말 오전, 도심을 벗어나 강을 따라 이동하는 드라이브의 끝에서 만나는 브런치라면 그 의미는 더 커진다. 허드슨 강변 마을 피어몬트(Piermont)에 자리한 Trata on the River는 바로 그런 브런치를 위한 장소다.

[출처: 뉴욕앤 뉴저지, DB 금지]

이곳은 ‘맛집’이라는 단어보다 먼저 풍경과 분위기가 기억에 남는 레스토랑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실내와 야외를 가득 채운 강변의 빛과 물결이 방문객의 속도를 자연스럽게 늦춘다. 뉴욕 북부와 뉴저지에서 차로 30~40분 남짓, 그러나 체감되는 거리는 훨씬 멀다. 마치 도시에 붙어 있던 긴장이 한 겹 벗겨지는 느낌이다.

브런치를 위해 일부러 찾아가고 싶은 장소

Trata on the River는 저녁 식사보다 브런치 시간대에 더 설득력이 강한 레스토랑이다. 늦은 오전부터 이른 오후까지 이어지는 브런치 타임은 이 공간의 매력을 가장 잘 드러낸다.
이유는 단순하다. 햇살의 각도, 강 위를 스치는 바람, 잔잔하게 오가는 보트의 움직임이 모두 이 시간대를 위해 준비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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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시간대의 고객층은 비교적 다양하다. 아이와 함께 나온 가족, 반려견과 산책을 겸한 커플,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 그리고 강변을 배경으로 여유로운 대화를 즐기려는 중장년층까지. 이질적인 구성에도 불구하고 공간은 어수선하지 않다. 레스토랑이 ‘속도’를 조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음식은 빠르게 나오지 않아도 괜찮고, 테이블 회전이 급하지도 않다. 대신 오래 앉아 대화를 이어가도 부담이 없는 분위기가 유지된다.

[출처: 뉴욕앤 뉴저지, DB 금지]

뉴욕과 뉴저지에서 수많은 브런치 식당을 경험해 본 이들에게, Trata on the River는 분명한 차별점을 가진다. 이곳의 브런치는 도시형 브런치의 트렌디함보다는, 휴양지형 브런치의 안정감에 가깝다. 특별히 화려하지 않아도, 반복해서 찾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허드슨 강 뷰가 만드는 압도적인 분위기

Trata on the River를 설명할 때 음식보다 먼저 언급해야 할 것은 단연 허드슨 강 뷰다. 이 레스토랑의 진짜 메인 메뉴는 창밖 풍경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야외 파티오 좌석에서는 강이 거의 시야 전체를 차지한다. 날씨가 허락하는 계절이라면, 이 자리만으로도 방문의 절반은 이미 성공이다.

[출처: 뉴욕앤 뉴저지, DB 금지]

강은 시간에 따라 전혀 다른 표정을 보여준다. 오전에는 은은한 빛이 물결 위에 번지고, 정오 무렵에는 햇살이 가장 선명하게 반사된다. 브런치의 끝자락에는 강 위로 지나가는 보트와 카약이 하나의 배경 음악처럼 움직인다. 이 모든 요소는 실내에서 인위적으로 만들 수 없는 장면들이다.

실내 공간 역시 강을 최대한 끌어안는 구조다. 통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 화이트와 블루 톤을 중심으로 한 지중해풍 인테리어는 허드슨 강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강을 바라보는 식당’이 아니라, 강 위에 떠 있는 식당처럼 느껴지는 이유다.

[출처: 뉴욕앤 뉴저지, DB 금지]

이곳에서의 브런치는 음식 사진보다 풍경 사진이 더 많이 찍히는 경험이 된다. 인스타그램을 의식한 연출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카메라를 들게 만드는 풍경이다. 그만큼 이 레스토랑은 ‘보기 좋은 공간’을 넘어, 머무는 공간으로 설계되어 있다.

브런치 메뉴 — 부담 없이, 그러나 허술하지 않게

Trata on the River의 브런치 메뉴는 지중해·그리스 스타일을 기반으로 한다. 전체적인 인상은 가볍지만 성의 있는 구성이다. 브런치 메뉴에서 흔히 느껴지는 ‘애매한 식사와 간식 사이’의 허전함이 비교적 적다.

가장 먼저 추천할 만한 메뉴는 그릭 요거트 & 허니, 그리고 그리스식 브렉퍼스트 플래터다. 신선한 요거트, 꿀, 과일, 견과류의 조합은 강변 브런치와 잘 어울리는 시작점이다. 무겁지 않지만, 브런치의 ‘의식’을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출처: 뉴욕앤 뉴저지, DB 금지]

조금 더 든든한 선택을 원한다면 에그 베네딕트 계열, 그릴드 치킨 또는 해산물 샐러드, 수블라키 플레이트가 안정적이다. 그리스풍 허브와 올리브 오일의 사용은 과하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쪽에 가깝다.
특히 해산물은 이 레스토랑의 강점 중 하나다. 강변 레스토랑답게 신선도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며, 브런치 메뉴에서도 그 장점이 유지된다.

브런치 음료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커피와 주스 외에도 미모사, 가벼운 칵테일 옵션이 있어 주말 브런치의 분위기를 완성한다. 술이 주인공이 되기보다는, 풍경과 대화를 보조하는 역할에 충실한 구성이다.

이곳의 브런치가 남기는 것 — ‘다시 오고 싶은 오전’

Trata on the River의 브런치는 강렬한 한 접시로 기억되기보다는, 하루의 인상 자체를 바꾸는 경험으로 남는다. 음식, 풍경, 서비스가 모두 과하지 않게 균형을 이룬다. 이곳에서의 만족은 “와, 정말 대단하다”기보다는 “다음에도 또 오고 싶다”는 감정에 가깝다.

[출처: 뉴욕앤 뉴저지, DB 금지]

뉴욕과 뉴저지에는 훌륭한 브런치 식당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은 음식 중심이거나, 분위기 중심이거나, 혹은 접근성 중심이다. Trata on the River는 이 세 요소가 비교적 고르게 배치된 드문 사례다.
특히 허드슨 강이라는 자연 요소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레스토랑으로서의 기본을 놓치지 않는 점이 이곳의 가장 큰 강점이다.

주말 오전, 특별한 기념일이 아니어도 괜찮다. 누군가를 impress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선택하는 브런치 장소. Trata on the River는 그런 순간에 가장 잘 어울린다.
강은 늘 그 자리에 있고, 브런치는 그 강을 바라보며 천천히 시작된다. 이 단순한 조합이야말로, 이 레스토랑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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