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아침은 언제나 빠르게 흐른다. 사람들은 커피를 손에 쥐고 지하철로 향하며, 차가운 바람 사이로 도시의 긴장감이 피어오른다. 그러나 유니언 스퀘어 한쪽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버터와 초콜릿의 향은 그 일상의 속도를 잠시 멈추게 만든다. 바로 Breads Bakery다. 이곳은 단순히 빵을 파는 곳이 아니다. 도시의 사람들에게 하루의 리듬을 바꾸는 감각적 쉼표 같은 존재다.

이 베이커리는 이스라엘과 덴마크의 제빵 전통을 함께 품은 제빵사 유리 셰프트(Uri Scheft)에 의해 2013년 뉴욕에서 문을 열었다. 그는 매일 아침 ‘작은 배치(small batches)’ 원칙으로 신선한 빵을 굽고, 그날의 공기와 함께 갓 구운 향을 거리로 흘려보낸다. Breads Bakery는 그 철저한 원칙으로 브라이언트 파크, 링컨센터,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 등으로 지점을 넓히며, 이제 뉴욕을 대표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이곳의 대표 메뉴인 초콜릿 바바(Chocolate Babka)는 뉴욕의 미식 풍경을 바꾸었다. 바삭하면서도 촉촉한 결을 가진 반죽 사이로 짙은 다크 초콜릿이 층층이 스며들며, 한입 머금는 순간 입안 가득 따뜻한 향이 퍼진다. 뉴욕 매거진이 ‘도시에서 가장 완벽한 초콜릿 바바’라고 평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바바는 단순한 디저트가 아니라, 다양한 문화가 섞인 뉴욕이라는 도시의 감정과 속도를 상징한다. 단맛과 쌉쌀함이 공존하는 그 맛은, 혼잡하면서도 묘한 질서가 존재하는 도시의 리듬을 닮았다.

유니언 스퀘어 본점은 그 모든 상징의 시작점이다. 시장과 공원이 만나는 지리적 특성 덕분에, 이곳은 여행자와 지역 주민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내부는 오픈 베이킹 구조로 설계되어 있어 손님들은 반죽이 빵으로 변하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커피를 기다리는 짧은 시간조차 시각적 체험이 된다. 사람들은 제빵사의 손놀림을 바라보며, 매일 다른 ‘빵의 리듬’을 감각한다. 이곳에서 향과 온도, 사람의 움직임은 하나의 공연처럼 어우러진다.
브라이언트 파크 지점은 전혀 다른 분위기를 갖고 있다. 공원과 도심의 경계에 위치한 이 매장은 바쁜 직장인들에게 짧은 휴식의 시간을 제공한다. 점심시간에는 샌드위치와 퀴시를 손에 들고 공원 벤치로 향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이곳의 바게트는 부드럽지만 탄력 있고, 샐러드와 함께 즐기는 라이트 런치로 인기가 높다. 유니언 스퀘어가 제빵의 중심이라면, 브라이언트 파크는 도시의 리듬 속에서 ‘빵의 일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소다.

링컨센터 지점은 문화와 예술의 향기를 품은 공간이다. 공연 전후에 방문하는 관객들, 오페라와 콘서트를 즐기는 이들이 잠시 머무는 휴식의 장소로 기능한다. 이곳의 내부는 다른 지점보다 한층 세련되고 조용하다.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직원들은 제과보다 커피와 디저트 페어링에 집중한다. 크루아상과 카푸치노, 그리고 공연의 잔향이 이어지는 이 조합은 마치 작은 문화적 의식처럼 느껴진다.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 새로 문을 연 지점은 Breads Bakery의 가장 실험적인 공간이다. 거칠지만 젊은 감각이 넘치는 이 지역의 분위기에 맞춰, 매장은 훨씬 자유롭고 현대적으로 꾸며졌다. 오픈 키친과 커뮤니티 테이블이 중심을 이루며, 주말에는 빵 만들기 워크숍이나 시식 이벤트도 열린다. 바바뿐 아니라 신메뉴 테스트가 자주 이뤄지는 곳으로, 브랜드가 새로운 정체성을 탐구하는 실험실 같은 역할을 한다.

이 네 곳의 지점은 각각 다른 표정을 지니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사람이 중심에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닮아 있다. 유리 셰프트는 모든 매장이 같은 제품을 파는 곳이 아니라, 각 지역의 리듬에 맞게 ‘다른 방식으로 숨 쉬는 공간’이 되기를 원했다. 그래서 유니언 스퀘어는 창작의 공간, 브라이언트 파크는 일상의 공간, 링컨센터는 감상의 공간, 윌리엄스버그는 실험의 공간으로 존재한다. 그 다양성이 바로 Breads Bakery의 정체성이자, 뉴욕이라는 도시가 가진 다층적 감각의 축소판이다.
물론 완벽함 속에는 여전히 작은 균열이 있다. 일부 손님들은 초콜릿 바바의 단맛이 예전보다 강해졌다고 말하고, 커피와 페이스트리의 가격이 높은 편이라는 지적도 있다. 유니언 스퀘어의 좌석은 협소해 주말이면 문 밖까지 줄이 늘어서고, 브라이언트 파크에서는 점심시간에 자리를 잡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그 불편함조차도 뉴욕의 일상적인 리듬의 일부로 느껴진다. 사람들은 잠시의 번잡함을 감수하면서도, 결국 다시 그 향기와 온기를 찾아 돌아온다.

Breads Bakery는 단순한 베이커리가 아니다. 그것은 뉴욕이라는 도시의 시간과 사람들의 감정을 이어주는 일종의 문화적 매개체다. 출근길 직장인은 초콜릿 바바 한 조각으로 하루를 열고, 공원의 벤치에서는 커피와 빵이 사람 사이의 대화를 이끈다. 공연이 끝난 밤, 링컨센터 지점의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불빛은 뉴욕의 미학을 가장 부드러운 형태로 보여준다.
결국 Breads Bakery의 본질은 ‘맛’보다 ‘온도’에 있다. 이곳의 빵은 따뜻하지만 화려하지 않고, 부드럽지만 존재감이 뚜렷하다. 그것은 도시의 속도 속에서도 결코 잃지 말아야 할 인간적인 감정의 온도다. 뉴욕이 냉정한 도시로 불릴 때조차, 이 베이커리의 바바 한 조각은 그 이미지를 살짝 녹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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