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뉴욕 증시 데뷔가 기대 이상의 성적표로 끝났다. 10일(금) 나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한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공모가 149달러보다 13.08% 급등한 168.49달러에 첫날을 마감했다. 미국 역대 2위 규모 IPO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출발이다.

나스닥 오프닝 벨을 울리는 SK하이닉스 경영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고승범 이사회 의장이 10일 오전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오프닝 벨을 울리며 ADR 거래 개시를 알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주요 외신은 이날 소식을 종일 톱뉴스로 전했다. 블룸버그는 '역사적 데뷔'라며 이번 상장을 AI 붐이 수십 년간 메모리 산업을 지배해 온 호황-불황 주기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는 시장의 베팅으로 해석했고, 현대전자에서 출발해 채권단 관리를 거쳐 SK그룹에 인수된 '재기 스토리'도 조명했다. 뉴욕타임스는 AI 기업 투자 수요를 가늠하는 최신 시험대로, 월스트리트저널은 AI 투자심리를 되살린 계기로 평가했다.

월가의 반응도 낙관적이다. 그레이트 힐 캐피털의 토머스 헤이즈 회장은 글로벌 반도체를 현재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투자처로 꼽았고, 영국 AJ 벨의 댄 코츠워스는 이번 공모 수요를 근거로 메모리 반도체 랠리가 정점이 아니라 잠시 숨을 고르는 단계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리플렉서비티의 주세페 세테는 SK하이닉스 ADR을 미국 투자자가 AI 메모리 테마에 접근할 가장 확실한 대형주로 평가하면서도, 뒤이어 상장에 나설 기업들은 더 선별적인 시장을 마주할 수 있다고 짚었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CNBC와 블룸버그 TV에 잇따라 출연해 시장 자신감을 내비쳤다. 상장 기념으로 타임스퀘어 전광판에는 SK하이닉스 브랜드 영상이 재생돼 뉴욕 한복판에서의 데뷔를 자축했다. AFP통신은 한국에서 'SK하이닉스 점퍼'가 부와 성공의 상징으로 떠오른 문화 현상까지 소개하며 이번 상장의 열기를 전했다. ADR은 13일(월)부터 'SKHY' 코드로 정규 거래된다.